글 - 허공에 쓴 편지
160, 구절초 피어나는 계절
虛手(허수)/곽문구
2007. 7. 29. 11:16
(2006, 9, 29, 금요일 )( 구절초 )
- 봄, 여름, 가을....들길 산길에서 쉼없이 피고지는 꽃들이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지만,내게 있어선 파란하늘, 맑은햇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피어나는 꽃들이 더 좋고 아름답습니다.가을산 가을들녘에 피어나는 꽃을 이야기 할 때면나는 버릇처럼 들국화를 먼저 앞세워놓곤 합니다. 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구절초, 산국, 감국 등사람들이 들국화라 부르는 그 꽃들 중에구절초 만큼이나청초하고 향기롭고 탐스럽고 예쁜 꽃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능선 절벽의 바위틈 맑은햇살 맑은바람이 머무는 곳이면어김없이 피어나곤 하는 이 꽃은산 아랫녘을 바라보며누구를 그리도 애타게 기다리는 걸까요?어쩌다가 실바람에 실려온 구절초의 향기가 내 코끝에 스치기라도 할 때면복잡하게 얽혀있던 내 안의 상념들은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어느새 그 빈 자리엔 구절초만큼이나 향긋한 생각들로 가득차곤 합니다.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올 가을도 구절초 향기만큼 그렇게 아름다운 계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