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허공에 쓴 편지

153, 내게 소중한 사람들

虛手(허수)/곽문구 2007. 7. 29. 11:03

( 2006년 1월 18일 수요일 )

어제는 서울에 사는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와서
"2일과 7일은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에 장이 서는 날이라
선물로 인사를 해야 할 일이 있어 다녀왔다"며
"그곳에 가면 인삼을 싸게 살 수 있으니 언제 날 받아서 다녀오라"고 일러줍니다.

평소에 가벼운 농담쯤은 허물없이 주고받는 사이라서
"사온 거 나랑 나눠먹고 떨어지면 또 사다 먹으면 안되겠냐?"라며 웃었지만
우리 나이엔 건강을 스스로 챙겨야만 한다는 친구의 마음이 내게 따뜻하게 와 닿습니다.

조금 오래 전에 한 친구가 명상음악이 담긴 cd 한장을 보내왔길레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그 친구가 구성진 노래를 즐겨 듣는 건 알고 있었으나
나를 위해서 음악을 보내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이런 거 그냥 받아도 되냐?고 했더니
"딸 아이가 준 음악cd가 내 버젼은 아니고 너한테 맞을 것 같아서 보냈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 친구의 의식속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 고마웠지만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살았다는 게 많이 미안할 일이었습니다.

받아서 기분이 좋을 일이지만
주는 즐거움 또한 그에 못지 않다는 걸 자주 느끼며 삽니다.
비록, 주고 받는 게 눈에 보이지 않은 마음 한가닥 일지래도
경직되고 삭막한 삶에 있어 없어선 안 될 윤활유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어려울 때 함께 할 친구가 있으면 더없이 좋을 일이지만
일상에서 마음 한가닥 실어보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세상을 헛살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괜찮은 친구 한명만 둬도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격언과
"친구와 술은 오래일수록 좋다"는 속담을 들먹이지 않더래도
무언가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친구가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알게 모르게 생겨난 情은

받을 때 기쁨 보다는

줄 때의 즐거움이 더 큰

세상살이에 있어 빛과 소금과 같아서,

서로 소중히 여기며 간직하여

의식이 깨어있는 날까지
함께 나누며 살아갈 수 있어야만 할 일입니다.

한편으론,
아름다운 향기도 오래 맡고 있노라면 처음보다 흐려지는 것처럼
늘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의미를 뒤에 재쳐놓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일입니다.

당연히 옆에 있어야만 하는 아내와 남편으로 여기며
칭찬과 격려와 배려 보다는
허물에 대한 질타를 앞세워 놓은 채 살아왔던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친구이든 가족이든,
멀리 떨어져 살든 늘 함께 살든
내 안에 좋은 의미로 자리메김 되어있는 한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