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허공에 쓴 편지

60, 지천명의 나이에

虛手(허수)/곽문구 2007. 7. 29. 08:43
( 2003년 4월 27일 일요일 )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이 눈이 부시다는 생각보다는
구름 한 점 없어서 공허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보나마나 어떤 이유가 따로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오면서 아주 가끔은
남의 입장 접어두고 나를 앞세우곤 했다가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뒤에서야 문제가 있었음을 깨닫는 오류를
몇 번 씩이나 되풀이하며 삽니다.

고집일 수도 있고 독선일 수도 있는데
오늘은 그런 생각을 미리 못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 스스로를 자제 시키지 못하고 말았으니
얼마동안은 이런나를 책망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약속이란 서로간의 합의가 기본 일진데
앞서있는 내 욕심을 다독거리지 못한 채 내세우는 짓을 또 하고 말았으니
아직도 갖추지 못한 채 덜 되어있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울 뿐입니다.

갖춘 사람들은 이성으로 판단하여 느긋하게 삶을 살아간다면
갖추지 못한 사람에겐 본성이 항상 앞서곤 해서
나처럼 이렇게 일상이 늘피곤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늘의 뜻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의 이 나이에
내 자신조차 다스리지 못하고 사는 삶이라니
파란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없는 그 이유이며
마음이 공허함은 당연할 일이 아니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