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작업 중
虛手(허수)/곽문구
2014. 6. 12. 06:22
이른 아침에 바다가 인접한 도시로 달려 가
하루분량의 일과를 동분서주하며 한 나절에 마치고 난 뒤
고향으로 가서 나머지 한 나절을 부모님 산소에 제초를 하며 보내던 중
마침 가까이에 양파작업하는 이들이 있어
잠시나마 그들의 일상을 기웃거려 본다.
한결같이 70줄에 앉은 이들은
내가 오전 한 나절을 보냈던 그곳 도시에서 온 사람들.......
아침 여섯시에 들녘으로 나와 일을 시작하고
저녁 여섯시에 하루 일과를 끝맺음하고 되돌아가는데
요즘 한참 바쁠 때라 하루 품삯이 13만원이라며 하얀 이를 드러내 웃는다.
문득, 지금 이 사람이 짓는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고된 하루의 일과가 다 끝나간다는 후련함?
수고의 댓가에 대한 만족감?
어쩌면 노동에 대한 의미를 모를 수도 있는 이를 향한 가르침의 뜻이 들어있었을 수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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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열심히 살았던 하루 중 잠시의 일탈,
타인의 눈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여유.........
바쁘게 사는 이들에게 있어 사치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배척해야 할 단어는 결코 아니다.
열심히 사는 이들에게 있어 여유는
그들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일 수도 있으며
재충전의 공간이자 청량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