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풍경

영산강 이야기

虛手(허수)/곽문구 2021. 10. 22. 02:19

 

 

 

영산강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 중 자신이 가장 오래, 가장 나이가 많을 거라는 이 분,

"오늘처럼 많이 잡은 날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고기의 무게에 찢어져버린 그믈을 들춰 보이신다.

 

쪽배의 바닥에 가득 채워진 고기를 보며 놀라는 나에게 "이렇게 봤으니 고기라도 몇 마리 가져가라" 하시며 비닐봉지에 큼지막한 붕어를 서너 마리나 담으신다.

 

하도 미안하여 갖고 있던 현금 몇 푼을 건네드리니........

몇 번 사양하다 마지 못해 받으시며 "그럼 더 가져가라"며 다른 비닐봉지에 고기를 듬뿍 담으신다.

 

잠시 마주친 낯선 이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선뜻 내어주는 이의 마음......

유유히, 그리고 여유로운 영산강을 닮았음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