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Posted by 虛手(허수)/곽문구 풍경 : 2014. 11. 14. 03:56

 

 

 

 

 

 

 

 

 

한 겨울만큼 차갑고 사나운 바람이 검은 먹구름 틈새를 벌려놓자

맑은 햇살은 그 틈새를 비집고 내려와 무대를 비추는 조명처럼 산허리를 휩쓸듯 지나간다

 

이 산을 수없이 오르내리면서도 단풍이 이렇게 고운 줄은 처음 알았다.

 

멀리,

구름을 뒤집어 쓰고 있던 서석대가 간간히 하얀 눈에 덮힌 몸집을 드러내 보이며

겨울이 가까이에 와 있음을 일러준다.

 

이 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도 처음 알았다.

 

일행들과 함께 바람이 닿지 않는 곳에 자리를 펴고 앉아 

배추김치로 휘감은 돼지머릿고기를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을 단 숨에 들이키니

뜨거워진 뱃속에서 화들짝 놀란 심장이 요동을 친다.  

 

산에 오르는 이들이 애써가며 막걸리를 지고 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을.........

 

에라!

끊었던 술을 다시 마실까 보다.

 

- 새인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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