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하는 날
모심는 일꾼들이모를쉽게 챙길 수 있도록
모타래를 논바닥에골고루넣어주는 일을 하는이를모쟁이라 불렀다.
지게질이어렵기만 했던나로선
양손에 모타래를 한 웅큼 쥐고논둑을분주히 오가며모쟁이 역할을 하느라 비지땀을 흐르곤했었다.
그러다 보면 새참때 먹었던 밥 한 그릇이 어디로 갔는지 금방배가 고프고........
잠시 헛눈이라도 팔다 보면
여기저기서 모가 없다고 아우성.......
점심때가 가까워 올 무렵이면온 몸은 뻘로 범벅이 되어
누구의 자식인지 조차 알아 볼 수 없게 되어버린 모쟁이.....
이런 꼴을 보며
"모쟁이는 장가를 못 간다"거나 "모쟁이한테는딸을 안 준다"며 악담을 해대는 일꾼들에겐
모를 가져다 주기는 커녕 논둑에서 모타래를 던져서
뻘로 앙갚음을 하고.....
해질녘 모내기가끝이 날 무렵이면
농주로 얼큰해진 일꾼들의상사소리가 들녘에 울려 퍼지던
사람냄새 물씬나던옛고향.......
강변의 아침,
모내기하는 광경을 보며
오래된 기억한 가닥을 들춰본다.
- 황룡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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