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녀석을 볼 때마다
애틋한 옛 생각에 가슴이 아리곤 한다.
내 어머니께선 해마다이른 봄이면
화단에 수세미를 심어 정성껏 기르시고
오이만큼 크게 자란 수세미 열매를따서갱엿과 함께 가마솥에넣어 달여 주곤 하셨다.
찬바람만 쐬면 콜록거리곤 하는 병약한 자식을 위해서......
그런데 수세미를 달인 물이 왜 그렇게 비위에 맞지 않았는지......
입에 넣고 삼킬려면 역겨움에 다 토해버리는 자식에게
역정을 내시며 기어이 먹이시던 내 어머니 생각 때문이다.
가을로 성큼 들어선 지금
늦게서야 꽃을 피워서 어떻하겠다는 것인지.....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암꽃이 아니라 숫꽃이라서
차라리 다행스럽다.
열매와 상관없이 지고말면 그 뿐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