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98m,
출발지점인 대방사에서 50여분 소요"
산에 관해서 만큼은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만만한 산은 없다"라는 겸손함을 잊어버린 건 아니지만
지금껏 등산으로 다져진 종아리의 툭 불거진 알통만으로 볼 때
솔직히 힘에 부칠까봐서 두려워 할 산이 아닌 것 만큼은틀림없다.
그러나뱃속에 100g을 넣고 산길을 오를 때면
10kg의 짐을 등에 짊어진 만큼이나 더 힘겨워하는 탓에
평소 산행에정상을 오를 때까지는 가능한 물 한모금도 먹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자신이지만
이날 만큼은 뒷일같은 건생각지도 않고뱃속을 싱싱한 회로 가득 채웠으니......(이놈의 욕심이 사람잡겠네)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오르느라 조금 서두르긴 했다지만
엇비슷한 고지의 금당산을 단숨에 오르곤 했던 게 엊그제인데
세치가 될까말까 한혀는 무더운 여름날똥개의 축 늘어진 혀처럼 쉼없이 나들락거리며
대방사에서 출발하여 헐떡헐떡, 겨우 겨우......
흔히 들 "먹고 부대끼는 놈처럼 멍청한 놈도 없다"고 들 하던데
이런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새해 첫날부터 진땀을 뺏던 일도
이제는 내 과거속에 추억이란 이름으로 자리메김 되었다.
2009,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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