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감춰놓은 나날들

Posted by 虛手(허수)/곽문구 글 - 허공에 쓴 편지 : 2007. 6. 11. 06:12
    게시판 "나의 이야기"의 번호메김에     5, 6, 7, 8, 9, 10, 여섯개의 숫자를 숨겨놓고선     갑자기 11번으로 건너뛰어왔다.    지금 상황이라면 11번 다음에 또 몇개의 숫자를 감춰놓고    번호메김을 할런지는 내 자신도 모른다.    나중이라면 모를 일이나     지금은 아무에게도 드러내 보이고 싶지않은 이런 날들을    언제쯤이나 열어놓을 수 있을까?    나중........     7월?     아님 8월?....

6월 하지무렵  일요일(휴일)에해보다 더 빨리 눈을 뜨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짐작한다.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을 하느라 쌓인 피로를충분한 잠을 통해서 풀어야 하기 때문에.........그러나 나는 잠에 관해서 만큼은 내 맘대로 하지 못하고 산다.고약한, 참으로 못된 잠버릇은 아무리 늦게 자도 새벽 4시가 넘는 순간 어김없이 눈이 떠지고 말아서오늘 아침의 출사 약속에 그 못된 습관만 믿고 아무런 걱정도 하지않고 잠자리에 들었었다.그러나 평생을 살아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 인간의 생리가 아닌가 싶다.조금만 더 잘려고 몸부림을 쳐도 어김없이 그 시간이면 눈이 떠지곤 했던 못된 버릇이정작 필요할 땐 눈이 떠지지 않은 채 한 시간을 더 넘기고 말았으니도데체 이런 심술은 내 안의 무엇이 부리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시계를 보니 다섯시, 밖은 벌써 훤하게 밝아있다.제기랄..........하던 지랄도 멍석을 펴놓으면 안 한다더니.........심술궂은 나의 잠버릇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다섯시 25분,오늘도 어김없이 하루 해가 치솟고 있었지만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사람들은 옅은 안개가 내려앉은 회색빛 도시의 빌딩숲에서 단꿈을 꾸고 있었다.오늘하루가 회색빛 도시의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일이 되길......그리고 활기찬 새날을 맞이하길.......'활기찬 새날'이라 해놓고서'회색빛 도시의 모든 사람들' 틈새에 내 자신을 끼워넣는다.새날......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내게 그런 날이 언제쯤일까?8월?아니 9월?....... 제발 해는 넘기지 말았으면 좋겠다.2007,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