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3, 금요일)새벽 다섯시 반에 집을 나서서출사를 함께 다니는 친구를 태우고 담양의 금성산성 입구에 도착하니 여섯시 반입니다.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산길을 더듬거려 오르는 동안동녘으로 붉은 해가 솟아오르고 이마에 땀방울 닦아내며 40여 분 정도 산을 오르니 금성산성의 루각이 우리를 반겨맞이합니다.담양호에서 피어오르는 뽀얀 물안개를 배경으로고즈넉한 금성산성의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며 서둘러 왔으나겨우 몇 조각 떠 있던 물안개가 아침햇살에 눈녹듯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보는 마음이 마치 닭쫓던 강아지 마냥 허탈하기만 합니다.오래 전부터 사진을 하신 분께서"사진은 손으로 찍는 게 아니고 발로 찍어야 한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아니더래도내가 그리고 있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선앞으로도 이런 나들이는 계속되어질 것 같습니다.담양호가 내려다 보이는 성벽 높은 곳에 앉아서 출발할 때 챙겨간 삶은 고구마 두개씩 나눠서 아침을 대신하고 곧 바로 회사로 늦은 출근을 했으니의자에 앉자마자 피곤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점심시간이 막 지날 무렵,어제 서울의 병원에 검사를 받고 왔던 친구녀석이"의사가 그러는데 '더 이상 폐도 나빠지지 않고 암도 정지되어 있는 상태'이며 주사도 12월이 지날 때까지 맞지 않고 내년 1월 초까지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며 상기된 목소리로 내게 일러줍니다.녀석의 말을 듣는 순간"야 임마~! 그거 좋은 이야기지?"라며내 귀를 의심하면서도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시야가 흐려졌지만 가까스로 끓어오르는 벅찬 감정을 다독거릴 수 있었습니다.녀석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짓이라곤"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다음 검사엔 반드시 지금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녀석이 갖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항상 안타깝기만 합니다.이런 내 마음을 친구녀석은 알기나 할런지.....조금은 피곤한 하루였지만 마음만큼은 담양호에 떠다니던 물안개 조각과 같이 가벼워서 좋습니다.아침에 수고하고 간 기념으로 사진 한 장 붙여놓습니다..
- 금성산성 소개 -전남 담양읍에 약 6km 떨어진 담양호 못미처에 있는 금성산성은 쌓은 연대가 확실치 않으나,성의 주위 여건 및 고적의 증거로 보아 삼한시대로 추정되며 포곡식 석성으로 철마봉, 운대봉, 장대봉을 연결하여 이중 산성을 이루고 있으며, 외성은 6.486m, 내성은 859m에 달하는 석성이다. 동서남북문의 터가 있는데 이 4개소의 통로 외에는 절벽 등 으로 통행이 불가능하여, 요새 로는 더할 데 없이 좋은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사적 제 353호로써 임란이후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더불어 호남의 3대산성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료집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