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까지 입원과 관련하여 접수를 못하면
계획되어있는 수술을 받지 못할 상황도 있을 수 있다는 경고성 안내문이 마음에 걸려
30여분 전에 미리 도착해 접수를 하니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병실을 배정받고 입원을 했다.
5층에 있는 53병동 17호실, 즉 5317호실이다.
18시 :
수술 전에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밥이라
뱃심이라도 든든히 하고싶어 병원에서 나온 밥을 한그릇 다 비웠다.
군대 입영을 앞두고 아버지 수술 뒷바라지를 위해 내려왔던 아들에게
좋아하는 고기라도 먹이고 싶어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19시 30분 :
얼핏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인기척이 있어 눈을 떠보니
둘째형님 내외가 와 계신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형제가 뜨겁게 포옹을 했다.
그동안 서로에게 누적되어 있었던 서운한 생각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형제란 이래서 좋은가 보다.
21시 30분 :
마취과에서 호출이 있어 그곳으로 가니
내일받을 수술시 마취과정과 예상할 수 있는 갖가지의 부작용,
수술 이후에 뒤따를 진통을 위해서 무통제를 맞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하고
서명을 했다.
24시 00분:
2층에 있는 치과로 가서 주치의(유재식 의사)로 부터
수술방법과 과정, 수술 이후에 예상할 수 있는 갖가지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서명을 했다.
마취와 수술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최악의 경우까지도 발생될 수 있는 것들이라서
듣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공포스럽기도 했으나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오직 다행스러울 일이라면
턱뼈를 통째로 잘라내는 수술이 아니라
발생부위의 뼈를 긁어낸 다음
골반뼈를 떼어내 이식을 하는 수술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이다.
2007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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