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시 10분,
남여 의사 두 사람이아침일찍와서
수술복으로 갈아입게 하고 머리는 머리카락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칭칭 싸멘다.
오른팔 동맥에서 혈액을 채취한 다음
양팔에 각각 링거액 1개씩을 꼽으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환자가 되어버렸다.
11시,
서울에서 둘째누님과 매형, 동위가 도착하고
조금 뒤엔 작은형님 내외와 큰누님께서 오시고
친구녀석 희표가 오니 병실에 사람들로 가득해 졌다.
12시 30분,
아내가 병원에 오신 분들께 점심식사를 대접
14시,
수술은 오후에 받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병원으로 부터는 몇시쯤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언질조차 주질 않아서
기다리는 심사가 답답하기 그지없다.
전주에서 장모님과 처남댁이 오셨다.
15시 00분,
수술을 받기위해 기다리른 시간의 지루함이란
차라리 고통이었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화가 나기 시작,
아내를 시켜 2층 치과에 수술예상시간을 알아보라 했더니
내 앞에 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자욱을 꼬메고 있다며
앞으로도 1시간쯤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16시 35분,
병원측에서 몇 사람이 와서 내가 누워있는 침대째 끌고 가는데
아내와 아들과 형제들이 내 손을 잡고 수술실 문밖까지 따라와
울먹이며 배웅을 한다.
내가 지난 40여일동안 마음의 평정을 잃지않고 의연해 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바로 이들로 부터 왔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16시 40분,
내 키가 수술대 보다 길기 때문에
수술대에 대각선으로 눞혀야겠다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마지막으로
차츰 의식이 흐려지고 말아
의식을 다시 찾을 때까지 내게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2007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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