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내게 왜 이런 일이(1)

Posted by 虛手(허수)/곽문구 글 - 허공에 쓴 편지 : 2007. 5. 15. 00:53

몇 년 전부터 왼쪽 턱의 중간쯤 부위가 약간 볼록해져서
만져보면 조금 멍멍한 느낌만 있을 뿐
통증도 없고 사는데 그리 불편하지 않아서 별로 의식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내가 그런 느낌을 자각하기 시작했던 싯점은 4~5년은 족히 되었을 듯 싶다.

2년 전 가을, 직장에서 1년에 1회씩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때
치과 담당의사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고 물었으나
"흔히 있는 일이며 아무렇지도 않다"라며
너무 예민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는 설명을 들은 뒤론
이 부분에 대해선 마음조차 두지않고 살았다.

며칠 전,
윗 사랑니 부근에 뭔가 자꾸 끼어있는 느낌이라서
이쑤시게로 쑤셨더니 통증이 생기고
그 통증이 하루가 지나도 가라앉지가 않아서
동네 치과 병원에 간 적이 있었다.

내가 이사를 하기 전엔
이가 좋지 않아동네의 치과병원에 갈 땐
의사가 육안으로 직접 확인해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치료만 하고 말았으나
이 병원엔 가자마자 간호사가 사진을 한번 찍어보자고 하길레
"사진까지 찍을 필요 있겠냐"며 반문을 하면서도 순순히 응했다.

이 때 찍은 사진이 이 전체를 찍은 파노라마 사진이었는데
진료를 하던 의사가 아픈 곳은 들여다 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선
"턱뼈에 문제가 있는데 진료의뢰서를 써 줄테니 대학병원으로 가 보라"고 한다.

문외한인 내가 볼 때도 모니터로 보는 사진엔
턱뼈에 큼직하게 자리잡은 뭔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있어서 의사에게 물었더니
"확실한 건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수술을 해서 턱뼈를 떼어내고
다른 곳의 뼈를 이식해야 할 상황까지도 생각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는 말을 하며
"아직 뭐라고 할 수 없으니 미리 겁을 먹거나 걱정을 하지는 마라"라고 한다.

청천벽력이고 믿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항이라서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다.

"내게 왜 이런 일이"라며 장탄식이 쉼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엄연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 지 모를 일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나서
그 다음날 아침 의사의 진료의뢰서를 챙겨서 대학병원으로 갔다.

X-RAY 사진을 찍은 다음 의사의 사진 설명을 들으니
밖으로 나오지 못한 이 하나가
잇몸에서 옆으로 길게 누워있는 게 확연히 보인다.

CT를 찍고,
다시 턱뼈의 상태에 대해서 의사의 설명을 듣고,
조직검사를 위해서 Sampling을 하고......

일주일 후에 검사 결과를 보고
수술 방법과 수술 날짜는 그때 잡자고 한다.
수술은 빨라도 6월쯤이나 되어야 한단다.

지난 11일,
그러니까지금으로 부터 나흘 전의 일인데
내 자신이너무 심난하고 하루하루가 지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