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53병동의 일기(7, 수술 후 다섯째날)

Posted by 虛手(허수)/곽문구 글 - 허공에 쓴 편지 : 2007. 7. 8. 12:32

06시 30분,
하루만 머릴 감지 않아도 떡이되고 마는 내 머리,
병원에 들어와서 수술을 하기 전에 감았으니
6일만에 머릴 감는 셈이다.
비록 아내가 감겨주긴 했지만
느낌만큼은 참으로 개운하다.

08시 15분,
예정된 금식 3일을 모두 채워 영양제가 바닥날 때까지 맞고서
포도당만 놔두고 떼어냈다.

15시 30분,
오늘부터 주치의가 여자의사(김서윤)로 바뀌고
혀밑에 피떡이 자리했던 부분에 고였던 피가 사라지니
이젠 그 부위가 동그랗게 함몰되어 행여 잇몸뼈나
이식된 뼈로 관통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생겨났다.

입에선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와
입안 오른쪽 부위를 2바늘 다시 꿰멨다.
입으로 음식이 들어갈 것을 기대했으나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며 금식을 조금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17시 00,
오전에 중지시켰던 영양제 투입이 새로 시작되니

심난스럽기 그지없다.

21시 20분,
새로바뀐 주치의로 부터 입안 소독치료를 받고
혀 밑의 함몰부위는 항생제거즈로 채워서 새살이 돋을 수 있도록 하겠으니
이 문제로 걱정을 하지말라는 말을 들었다.

전임 주치의나 신임 주치의나
인턴과정을 마치고 의사1년차의 용기있고 젊은 의사들이지만
구관이 명관이라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다.


2007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