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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53병동의 일기(12, 퇴원하는 날)

Posted by 虛手(허수)/곽문구 글 - 허공에 쓴 편지 : 2007. 7. 9. 06:53
01시 30분,
잠결에 간호사가 들어와 항생제 주사를 놓고 간 뒤론
혈관통증이 심해서 한참을 뒤척였다.
한번 더 남았는데.......

07시 20분,
주치의가 회진을 왔길레
양치질 가능여부, 통원치료에 관한 사항등
앞으로 관리방법과 일정 등에 대해서 물었다.

08시 30분,
마지막으로 항생제를 맞은 후 링거를 팔에서 제거를 했다.
다시는 팔뚝에, 아니 내 몸 어디에도
주사를 꼽고 다니는 일이 없기를 바램하며......

09시 00분,
치과에 갔더니 전 주치의(유재식)가 입안 소독을 해 주고
잇몸을 얽어메고 있는 실과 골반부위를 꼬멘 실의 일부를 제거해준다.

잇몸엔 아직도 여러줄의 실이 있지만
일부만 제거를 했는데도 입안의 느낌이 훨씬 부드럽다.
다 빼버리면 좋겠다는 생각......

10시 00분,
병실로 돌아와 환자복을 벗고 나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을 때
수간호사가 왔다.
퇴원을 하는 마당에 정리를 하지않으면 안될 게 있어서
수간호사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들을 이야기했다.

특히 김ㅎㄹ간호사 건에 관해선 내 개인적으로
"협조에 감사하며, 환자의 입장에서 부득이한 선택이었으며
당사자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번 일이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란다"라며
나의 이런 뜻을 전해달라고 했더니
책임자로써도 좋은 경험이었노라며 교육을 잘 시키겠노라 화답을 했다.

모르긴 해도 당사자에겐
"여러 부류의 환자들이 있을 수 있으니 이해하라"는 말로
내 뜻을 대신하여 다독거릴런지도 모르겠지만.......

11시 00분,
병원비를 정산하고 나서 병원문을 나섰다.

입원을 한지 열 이틀,
수술을 받은지 열흘만의 일이지만
병원밖의 신록은 입원할 때보다 훨씬 더 짙어지고
느낌도 산뜻하기만 했다.

장마철인데도.........


2007년 7월 6일(금)

25, 53병동의 일기(11, 수술 후 아홉째날)

Posted by 虛手(허수)/곽문구 글 - 허공에 쓴 편지 : 2007. 7. 9. 06:50
06시 30분,
입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으니
기왕이면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괜찮지 않겠냐는
어제 수간호사의 권유도 있었고,
나 역시 죽 종류라면 그게 좋을 것 같아서
아내를 아침일찍 남광주시장으로 보냈다.


07시 30분,
주치의(김서윤)가 와서 상태를 살피며 물을 때
부어올랐던 곳도 조금씩 빠지고 통증 또한 적어지는 느낌을 말했다.


08시 40분,
아침 회진을 온 의사(박철민)가 입안을 살피더니
잘 아물고 있다며 매일 통원치료가 가능하냐고 묻길레
문제없다고 대답을 했더니
오늘 하루 지켜봐서 내일쯤 퇴원을 하여 통원치료를 하자고 하길레
나도 모르게 "고맙습니다"라며 대답을 했다.

의사가 돌아가고 난 즉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퇴원하라고 하니 준비하고 있는 음식은 놔두고 그냥 오라 했더니
어리둥절해 한다.

09시 00분,
매일 세번씩 정기적으로 맞는 주사가 처음엔 여섯종류였는데
이젠 항생제 하나만 맞는다.
그런데 항생제를 맞을 때마다 혈관에서 통증이 적지않으니
앞으로 세번을 더 맞아야만할 일이라지겹기 그지없다.

13시 30분,
창훈이 모자가 병문안을 와 있는 사이에
직장에서 동료들이 와서 쫓기는 듯 가고 말았다.
지난 3월에 고향마을의 뒷밭에 친구녀석이 묻힐 때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고 울먹이던 모습을 본 이후 처음이라서
몇 마디 따뜻한 말이라도 해 주고 싶었으나
그리 못해서 아쉽기만 하다.

아버지의 친한 친구였기에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도움을 받은 친구라 여기며
병문안을 와 준 모자가 가엾기 그지없다.
녀석이 살아있었다면
이들 모자를 대신해서 날마다 병실에 찾아와 주련만.......


18시 30분,
하룻밤만 자면 퇴원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병문안을 오고
고향친구들이 병문안을 왔기에 고맙기 그지없었지만
이젠 병문안 받는 일이 미안스럽게 여겨진다.

20시 30분,
내일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둘째형님 내외분이 오셨다.
내게 서운함이 없지않을텐데도
내가 병원에 있는 동안
하루이틀만 빼놓고서 날마다 병원에 와 주셔서
무료한 시간을 함께 해 주셨으니 고맙기 그지없다.

가시는 길에
수박 한덩이와 음료수를 챙겨드렸다.


2007년 7월 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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